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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바비와 함께

유기견 바비 입양 스토리

by 바람하늘지기 2023. 12. 15.

포인핸드에 제가 올린 스토리를 퍼왔습니다^^

스토리가 좀 길어요.

유기동물 입양에 관심있어
계속 보고 있었는데
남편이 너무 반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산속에 강아지방석과 옷을 3겹이나 입혀서 버려진 아이를 공고에서 보게 됐어요.
집 근처 동물병원이고요.
예전에 친정에서 말티즈를 키웠어서 말티즈 유기견만 보고 있었는데...
순간 얘가 너무 딱해서 동물병원에 가서 보고 왔네요.
푸들은 분리불안이 심하다고,
전 2인 가구고 다 직장을 다녀서 낮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푸들은 생각도 안했거든요.

근데 이 화이트푸들을 봤더니 더 딱해서..
근처 사는 엄마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엄마도 너무 안됐다고 생각해보자고 하셨어요.
10년전 말티 두 마리를 먼저 보내고나니 다시는 그런 일 겪고 싶지 않다고 하셨거든요.

제가 사실 후천적 장애가 생겨 몸이 좀 불편하고 직장도 다녀서 집에 아무도 없으니 엄마에게 가끔 맡겨야 할 것 같아서요.
혼자 키우기는 힘들 거 같아서요.
(남편은 개키우는 것 반대라 아무것도 해달라고 안할거라..첨부터 제외함)

너무 신기한게...
제 생일에 엄마에게 전화가 와서 너무 딱하다고 데려오자고 하시는 거예요.
반대하던 남편도 장모님이 도와주기로 했으면 그러라고 해서 가서 데리고 왔어요.

반려동물교육도 다 받아서 이수증 가져갔더니 군에서는 지원금이 년간 45마리밖에 안되는데 4마리 자리가 다행히 남았다고 신청하라고 하시고 검사와 미용, 사료, 기타 필요한 물품해서 집에 왔어요.
얘가 너무 얌전하고 겁먹어 있어 한번도 짖지도 않았습니다.
ㅠㅠ 그게 더 딱하죠.
3살추정인데 5키로는 되어야 할 아이가 2.8밖에 안되요.
그래서 밥 좀 많이 먹고 튼튼해지라고 바비라고 지었어요.
밥. 김밥(제가 김씨요)입니다 ^^
어감상 부르기 쉽게 바비~
바비인형처럼 예쁘고 마르기도 했고 다리도 길죽합니다.

온 첫날 여기저기 약간 흥분해서 돌아다니더니 미끄러져서 쿵! 하고는 다리를 계속 들고 다니고 마련해준 자리로 가더니 걷지를 못하는 거예요.
다음날 병원에 갔더니 고관절탈구가 됐다네요. ㅠㅠ
선생님께서 어제 데려갔으니 포기하셔도 된다고 하셔서... 너무 너무 울었네요.
남편도 제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해서
결국 수술하기로 했어요..

그래도 하루 저하고 눈맞추면서 잤는데...
버림받았던 아이를 어떻게 또 버리냐고
포기하면 아픈 아이는 결국 안락사라고..
수술시키자고 했어요.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너무 마르고 약해서 양쪽 다 고관절이 탈구됐다고 하는 김에 같이 하자고 해서 두 다리 다 했네요.

너무 맘아픈게 저도 아팠어서 다리가 장애가 생겼는데..
나한테 와서 너까지 아픈건가..하는 안좋은 마음도 들었어요.

그런데 한 달이상 산속에서 굶었던 아이가 튼튼할 수가 없다고 남편이 위로해주더라고요.
병원비도 생각해보면 여행가고 맛집가고 술마시고 하면 몇 백 훅 나간다고..
남편이 여행 한번 안가면 된다고 하네요. ^^;
진짜 다리에 근육이 하나도 없고 뼈밖에 없어요.
원장 선생님도 마을 사람들이 신고해서 구출하는데 10일이나 걸렸다고 해요.
겁을 먹어서 안잡혔나봐요.
아마 그 전부터 계속 굶었을거래요.

다행히 아직 젊은(?)개라 수술도 잘됐고
빨리 회복될 거라네요.

저희집에 하루 있었는데도
병원에 회복하는 거 보러갔더니
절 알아보고 냄새맡고 손을 핥더라구요.
손 핥은 건 처음이예요.
제게 맘을 조금 열고 있나봐요.
첫날에 제가 보면 밥 안먹고 안 볼때 먹었어요. ^^;

수술비는 제 생각보다도 많이 나왔지만
병원에서도 너무 안타까워하셔서 5만원 깍아주셨고 통원치료하는 동안 분할해서 2달간 내기로 했어요. ^^
원장님 감사합니다~

아파서 밥도 못먹을거라고 했는데 ...
집에 와서 황태국(유투브찾아 밤새 염분빼고 끓임)을
허겁 지겁 두 그릇 먹고는 코 자네요.
이제 좀 저희 집에 적응했나봐요.
첫날엔 낯설어 밤새 깨 있었거든요.

바비야.
이제 건강하게 언니랑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