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려견 바비와 함께

화이트푸들 바비 고관절탈구 대퇴골두절단 수술 후기

by 바람하늘지기 2024. 8. 30.

바바는 입양하자마자
우리 집 마루가 미끄러운지 홀딱 넘어졌고 그날부터 뒷다리를 들고 걷기 시작했다.
병원에 전화했더니 다음날까지 지켜보자고 하셨는데
다음날도 한쪽 다리를 들고 걸었고
만지면 몹시 아파했다.
에구구... 오자마자 다치다니,
아마도 산속에서 구조되는 기간 동안 심한 영양실조로 근육과 뼈가 너무 연약해져 있었고
미끄러운 마루를 못 견디고 바박에 충격으로 고관절이 탈구가 왔단다. 
실제로 바비는 5킬로 정도 나가야 하는 푸들인데, 2.5킬로였다.
마을주민이 신고한 후에도 열흘 가량 사람에게 안 잡혔다고 한다. 그럼 계속 굶었던 건가...
 
고관절 탈구가 오면 점점 다리를 안 쓰게 되고 심하면 평생 다리를 못쓴다고.. 
원장님께서 유기견 입양 다음날이니 취소하셔도 된단다.
 
엥? 그럼 얘는요? 물건인가요? 반품되는 건가요? 아픈 애를 누가 입양해요? 혹시 안락사가 되는 건 아닌지...
물론 나 혼자 속으로 한 생각이다. 
수술하면 걸을 수 있나요? 그럼 수술시켜주세요. 다리뼈를 자르는데 걸을 수 있어요?
나도 크게 아파서 그 이후로 후유장애를 얻었는데... 우리 바비도 장애견이 되는 건가...ㅠㅠ
내가 입양해서 내 운명을 따라가는 건지... 정말 너무 슬퍼 울었다.
원장님께서는 고관절탈구로 대퇴골두절단수술을 받으면 걸을 수 있지만,
근데... 노견이 됐을 때 약해지면 그땐 걷기가 힘들 수도 있다고 관리를 잘해야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관절영양제 엄청 먹이고 있다.)
아무튼 수술 후 입원 1일 차 잠깐 병원에 만나러 간 날. 나를 알아보고 엄청 반가워한다.
단 하루 우리 집에서 같이 잤다고 날 반기니?
바비는 2일 정도 입원 후에 회복이 빨라 좋다고 집에서 통원치료 하기로 했다.
치료비는 많이 나와서 감사하게도 지역화폐 10% 할인받으려고 2번에 나눠냈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걸어 다녀서 깜짝 놀랐다. 동물의 회복력은 참 놀랍다.
자금도 사진첩을 보며 바비의 회복된 사진들을 다시 보니 안타깝고 바비가 대견하구나...  
회복에 좋다고 해서 유튜브 보고 강아지 황태죽도 끓여주고
닭가슴살로 간식도 만들고 강아지가 좋아하는 수제고구마 말랭이도 만들어 먹였다.
지나고 보니... 나도 개한테 미쳤었구나! 싶다.
그래서인지 내 우울증이 저절로 치료됐다. ㅎㅎ
고마워 바비야 네 덕이야.
너만 산 게 아니고 나도 네덕에 삶을 얻었어.
수술 후 회복은 시간이 해결해주는 거 같다. 
근데 노견 되고 나면 앞으로가 더 문제이니 다양한 영양제도 먹이고 사료에도 나름 신경 쓰고 있다.
필라테스 볼도 사용하고 가끔 하는데 바비가 좀 싫어한다. ㅋㅋㅋ
병원에서는 다리가 약해 슬개골탈구도 걸릴 수 있다고 하시면서 체중관리에 신경 쓰라고 하셨다. 4킬로 넘으면 안 된단다.
근데 바비는 입이 짧아 살이 안 찐다.
중성화수술하면 찐다는데 9개월째 3.8킬로다.
똥도 넘 잘 싸서 먹은 거 다 내보내나 싶다.^^;

바비야 이제 아프지 말고 언니랑 건강하게 잘살자~

입양 첫날 낯선 환경에서도 피곤한지 잘잤다. 오자마자 넘어져서 다리가 아픈지 한자리에서 안움직이고 누워만 있었다.
수술 며칠 후 퇴원하고 집에서 밥먹는 중, 다리는 전체 꽁꽁 기부스하고 불편한 넥카라도 했다. 저 켄넬은 바비가 안써서 당근으로 다른 애기강아지에게 팔았다.

 

에고 피곤해...
집에 있는 매트를 입시로 깔고 시간날때마다 거의 잠만 잤다.
아픈 와중에도 꼭 화장실 가서 응가를 했다. 기특한 것...근데 지금은 꼭 산책가서 응가함 ㅠㅠ
쉬는 자주해서 가까이 깔아줬더니 꼭 이 자리 가서 했다. 넘 착하다.
기브스 풀었다. 통풍이 잘되야한단다. 염증을 빼는 튜브는 여전히 있고 자꾸 핧아서 못하게 넉카라로 꽁꽁 묶음. 애가 진짜 뼈만 있다. 고개가 불편한지 내 발등에 올렸다.
꼭 내 옆에 와서 눕는다. 나도 바비때문에 소파보다는 바닥생활을 했다.
점점 회복중이다. 잘 걸어다닌다. 산책은 잠깐씩... 겨울이라 패딩을 입혔지만 다리가 불편해서 부러질까봐 겁나서 옷도 제대로 못입혔다. 보는 사람들마다 한마디씩 했다.
내가 퇴근 후 야간산책도 한다. 이제 집에서는 응가를 안하려고 해서 꼭 나와야한다.
엄마집에서... 이제 바비는 잘웃는다. 아직 다리가 불편한지 꼭 앉아있다.
잘늘어나는 탄력있는 몸빼 올인원을 사줘봤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혼자 붕가붕가를 잘 했는데...다리운동 될 거 같아서 말리지 않았다. 참고로 바비는 암컷 여자임
콧등털도 다 빠진 시절. 바비는 밥을 잘안먹는다. 밥 좀 많이 먹으라고 바비다. 밥이? 바비?
소파 올라오라고 계단도 사줌(사실 내 손목 관절염때문도 있다.) 전뜩 경계중.. 좋아하는 애착 담요도 깔아뒀다.
꼬질바비...
날이 점점 따뜻해져서 애견방석 새로 사줬다. 어떻게 지껀지 아는지 바로 가서 눕는다.
언니 뭐해? 화장실에 있으면 와서 한참 쳐다본다.. 음...언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이제 털도 많이 나고 완전 회복했다. 표정도 밝아졌다. 산책줄은 벌써 4번째 구매중이다.